우리는 손을 잡았다 김포 북변 5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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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마루
기사입력 2022-09-02 [21:37]

 

 “그러니까 아까 거기 대자니까는.”

일요일에 열리는 북변 5일장이 얼마나 붐비는지, 주차가 얼마나 어려운지 뻔히 아는 우리였다. 결혼

초 김포 5일장을 찾곤 했으니까. 북변장은 물론양곡, 마송장도 놀러갔었다. 그땐 주차자리를 찾아 헤매는 시간마저 즐거웠는데. “나 아빠 차 싫어.” 출발할 때만 해도 신나게 재잘대던 네 살 꼬맹이의 낯빛이 어두워지자 마음이 초조해졌다.

“얼른 아무데나 세우고 가요. 여기도 괜찮겠네.”

장터와 너무 멀지 않느냐는 남편의 말에 손을휘휘 저었다.

 

차 문을 열자 습한 공기가 훅 느껴졌다. 가을의초입이라지만 아직 여름에 가까운 날. 에어컨바람으로 차가웠던 얼굴도 금세 뜨뜻해졌다.

유모차를 타고 다니던 시절에는 엄두도 못 냈던 나들이다. 이젠 아이 다리에도 힘이 제법 생겼으니 날씨가 궂어도 5일장 정도는 손쉽게 다니겠지 했는데.

“안아줘.”

“벌써? 음. 그럼 아빠가 안고 가자.”

“안 좋아. 엄마가.”

우리 딸은 어쩜 이렇게 엄마 껌딱지일까. 하는 수없이 아이를 들쳐 안고 장에 들어섰다.

 

정말 오랜만이다. 임신하고부터 못 왔으니 거의4년만인가. 5일장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이고

상인들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엄마, 여기가 동물원이야?”

장터 초입에서 산 핫바를 우물거리며 아이가 물었다.

5일장에는 네가 좋아하는 복숭아도 팔고, 뻥튀기도 팔고, 꼬꼬닭도 있다고 설명해줬는데 그게 꼭 동물원 같았나 보다.

“아니, 여긴 5일장이야. 오!”

아이에게 손바닥을 펼쳐보였다.

“5일마다 열리는 시장이란 뜻이야. 북변장은 2일, 7일에 열리는데.”

“응. 꼬꼬닭은?”

“…. 그래. 닭이나 보러 가자.”

 

닭 파는 가게는 장터 끄트머리에 있었다. 북변장은 제법 규모가 커서 맞은편 끝까지 가려면 한참 걸어야 한다. 안기겠다는 아이를 살살 달래가며 옷가게며 과일가게, 두부가게, 건어물가게 등 여러 점포를 지나고 나서야 “꼬끼오”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크기도 색도 다양한 닭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는 조심스럽게 우리 앞으로 다가갔다. 이렇게 커다란 닭을 실제로 마주하는일도, 가축의 냄새도, 병아리가 탈출해서 잡느라 주인아저씨가 고군분투하는 장면도 처음이라 당황스러울 테지. 엄마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때다.

“자, 슬슬 복숭아 사러 갈까?”

“왜?”

아이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엄마를 올려다봤다. 그리곤 우리에 더 바싹 다가가더니 아예 자리를 깔고 앉을 태세였다. 이럼 곤란한데.

“음. 여기는 동물원이 아니란다. 여보?” 눈짓을보내자 남편은 알겠다는 듯 아이의 손을 잡고서 성큼성큼 자리를 옮겼다.

“왜에.”

아이는 아쉬운지 연신 뒤를 돌아보았다. 손뼉을치면 우는 새 모형을 만났을 때도, 며칠 안 가 고장이 날 것 같은 어설픈 강아지 장난감을 만났을때도 그랬다.

“여보?” 그때마다 엄마는 아빠를 바라보았고,

아빠는 아이를 번쩍 안아 올렸다. 몇 번 반복하고 났더니 어라. 아빠와 딸아이가 손을 잡고 자연스레 앞장을 서고 있었다. 마트에선 카트 태우고 돌아다니기 바빴는데 이렇게 나란히 다니다 보니 부녀가 제법 가까워진 모양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 안에서 우리는 각자 시장에관한 추억을 나누었다. 우리 아이도 이 날을 떠올릴까. 어떻게 기억하려나.

“오늘 오일장 재밌었어.”

까만 봉지를 한아름 안은 아이가 다리를 위아래로 흔들며 말했다. 폴폴 달콤한 복숭아 향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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